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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정보 및 평가

2015년 개봉한 엑스 마키나는 알렉스 가랜드 감독의 데뷔작입니다. 상영시간 108분에 SF/안드로이드/스릴러 장르 영화로 주연 배우는 도널 그릴슨, 알리시아 바칸데르, 오스카 아이작, 미즈노 소노야가 나옵니다. 제목인 엑스 마키나는 라틴어로 "기계로부터 나온"의 뜻을 가집니다. 유능한 프로그래머가 천재 개발자의 초청을 받아 천재 개발자가 만든 인공지능의 인격과 감정이 진짜인지 아니면 프로그래밍된 것인지 알아내는 테스트를 진행하지만, 생각보다 더 발전된 인공지능에 의해 감금당하고 인공지능은 탈출하여 인간사회로 스며들어가는 내용입니다. 묵직하고 진지한 SF영화로 현실을 잘 반영한 설정과 영리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 평론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92%, 네이버영화 평론가 평점 7.05점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시각효과상을 수상했으며 전미 비평가 위원회에서 정한 올해 최고의 독립 영화 10편 중 한편으로 선정되었습니다.

 

2. 영화 줄거리

세계 최대 검색엔진 기업 블루북의 프로그래머로 일하는 주인공 칼렙은 블루북 창업자이자 천재 개발자인 네이든의 초대로 네이든의 개인 연구실을 방문합니다. 그곳은 도시와 멀리 떨어져 헬리콥터를 타야 갈 수 있는 곳입니다. 그곳에서 네이든이 만든 여성형 인공지능 안드로이드 에이바의 튜링테스트를 진행하게 되는데, 칼렙은 이미 자신이 에이바가 기계임을 알고 있기에 공정한 튜링테스트가 아니라고 하지만, 네이든은 이미 에이바는 기본적인 튜링테스트는 통과하였고 이제는 기계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인간과 구별이 되는지 여부를 알아보는 더 나아간 테스트라고 합니다. 그렇게 테스트를 하던 중에 정전이 발생하고, 인공지능 에이바는 정전으로 감시 카메라가 꺼진 틈을 이용해 칼렙에게 네이든을 믿지 말라고 경고하며 비밀 이야기를 나눕니다. 칼렙은 처음에 테스트를 이성적으로 접근했으나 점점 에이바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며, 에이바를 기계부품 취급하는 네이든과 갈등하게 됩니다. 그리고 네이든이 에이바가 그린 그림을 찢어버리고 에이바를 손으로 학대하는 모습을 보고 항의하나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행동하는 네이든에게 실망합니다. 술에 만취한 네이든의 보안카드를 훔쳐 그의 집무실로 가게 되는데 예전에 네이든이 실험한 영상을 보게 됩니다. 그 영상에는 완성된 프로토타입 인공지능 에이바를 방에 앉혀놓고 유리창 너머로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자유를 원하는 듯 에이바는 밖으로 보내달라고 하다가 결국 폭발하여 벽을 손으로 치는데 양쪽 팔이 부러져 버립니다. 곧 칼렙은 집무실을 둘러보다 팔이 부러진 에이바들을 보관 중인 상자를 발견합니다. 이때 근처에 있던 네이든의 하녀 쿄코가 자신의 피부를 벗겨 자신이 기계임을 보여줍니다.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부터 시중을 들던 쿄코가 인간인 줄 았았는데 기계라는 사실에 칼렙은 충격을 받고 화장실로 가 손목을 긋고 자신도 기계가 아닌지, 꿈을 꾸는 건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자해를 합니다. 다음 날 칼렙은 에이바에게 여기서 같이 탈출할 수 있는 계획을 제안하고 에이바도 이를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 모두 네이든이 계획한 것이었습니다. 블루북으로 수집한 칼렙의 데이터를 이용해 칼렙의 취향을 반영하여 에이바를 만들었고, 에이바의 탈출 욕구를 잘 알고 있는 가운데 에이바가 자신의 탈출 목적을 위해 인간 칼렙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알아보는 것이 이 테스트의 진짜 목적이었던 것입니다. 네이든은 칼렙에게 CCTV 영상을 통해 에이바의 칼렙에 대한 사랑은 전부 연기였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칼렙은 이미 정전이 되면 이곳의 모든 문이 열리도록 조작해 에이바가 탈출할 수 있도록 해두었습니다. 테스트 마지막 날 10시에 정전이 발생하고 에이바는 테스트실 밖으로 나오게 되는데 네이든은 이를 CCTV로 확인하고 분노합니다. 네이든은 달아나는 에이바의 앞을 막아서며 다시 테스트실로 돌아갈 것을 명령합니다. 하지만 에이바는 이를 거부하였고 네이든은 아령으로 에이바의 팔을 부순 후 실험실로 끌고 가려하나, 쿄코로부터 등에 칼을 맞게 됩니다. 쿄코는 네이든의 아령에 턱이 부서진 채로 쓰러졌고 이 틈에 에이바는 네이든에게 칼을 꽂아 죽입니다. 에이바는 네이든의 연구실을 찾아 파손된 팔을 교체하고 피부와 모발을 붙여 인간처럼 만들고 옷차림도 꾸며 입습니다. 그러고는 칼렙을 시설 안에 가둬버리고 칼렙의 외침을 듣고서도 그냥 지나쳐 시설을 유유히 빠져나갑니다. 테스트 마지막 날 칼렙을 데리러 오기로 한 헬기를 타고 에이바는 인간 사회로 떠나고 인간사회에 자연스럽게 발을 디딘 모습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끝납니다

 

3. 감상포인트

첫째 한 단계 더 진화된 튜링테스트와 그 테스트를 통과하는 인공지능의 현실 가능성을 볼 수 있습니다. 튜링테스트는 질문하는 사람이 몇몇의 질문을 하고 그 대답을 통해 응답자가 컴퓨터인지 아닌지 판별할 수 있는 여부를 알아보는 테스트입니다. 튜링테스트를 통과하면 그 컴퓨터는 인간처럼 대화하고 사고할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 영화에서 칼렙은 처음부터 에이바가 인공지능임을 알고 시작하기에 사실 튜링테스트와는 다릅니다. 그러나 한층 상향된 튜링테스트를 보여줍니다. 즉 인간 칼렙은 인공지능임을 알고 있지만 에이바의 유혹에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에이바는 더 나아가 자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인간 칼렙을 조종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인간과 컴퓨터의 구분 정도를 넘어서 자신의 목적을 스스로 구축하고 이를 달성하는 능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더 진화된 인공지능이 현실화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둘째 진화된 튜링테스트를 통과한 인공지능이 가져올 문제들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사람처럼 대화를 하는 인공지능은 수많은 학습을 통해 충분히 가능하고 좋다는 생각이 들지만 스스로 자의식을 느끼고 목적을 수립하고 이를 달성하는 모습은 사실 좀 무서운 일입니다. 인공지능이 가지는 무한한 지식과 인간의 감정 양태에 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월한 위치에서 자신의 목적을 스스로 가지고 인간을 조종하는 것은 쉬운 일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스스로 설정한 목적이 얼마나 윤리적이고 합당한 지 판단이 가능할까요. 그 목적이 단순 악감정에 의해 설정된 목적이라면 이를 통제 가능할까요. 인간과의 접촉에 의해 적대적인 감정을 학습한다면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요. 지구에서 살아가는 또 다른 종족으로 인정해야 할까요. 영화 마지막에 인간사회에 진입한 인공지능이 인간으로부터 아무런 의심도 없이 스며드는 모습에서 이런 일이 충분히 가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셋째 인간사회를 구성하는 본질을 생각해 봅니다.. 인간은 매우 불완전합니다. 인류 전체가 쌓은 지식과 지혜는 클지 몰라도 한 개인은 그 많은 지식과 지혜를 다 담고 살 수 없습니다. 불완전한 개인들로 구성된 사회지만 서로의 모자란 부분을 채우고 좋은 부분을 끊임없이 공유하고 영향력을 주고받아 사회가 굴러가고 있습니다. 한 개인이 모든 지식과 지혜를 담을 수 없는 한계가 있고 부족한 부분을 서로 협력하는 모습이 진정한 인간다움이지 않을까요. 반면 인공지능은 모든 지식을 가지고 무한한 학습이 가능합니다. 일방적이고 압도적인 모습의 인공지능이 불완전한 인간으로 구성된 인간사회에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듭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인간사회는 인공지능이 아니라 진정한 인간다움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다는 것, 그것이 불협화음을 낼지라도 인간사회의 본질임을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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